전북 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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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이 : 안철호 조회수: 2500 2008-05-16 13:13:33
첫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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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가 산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입니다.
그냥 심심풀이로 읽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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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산엘 가는가?  가끔은 혼자 묻곤 합니다. 그래서 그 물음에 대답하는 한가지 예로 다음의 글을 먼저 올립니다.

제가 산을 어떤 마음으로 다니고 있는지 알려드릴 수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등산에 관련한 문답으로 가장 유명한 말 하나.
질문 - 왜 산에 가십니까?
대답 - 산이 거기 있어서요.

산을 다니다 보면 등산 애호가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이 산을 좋아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할 일이 없어 산에 다니다가 이제는 습관처럼 다니게 되었단다.(IMF이후에 이런 사람 많아졌단다)

그럼 나는 왜 산엘 다닐까? 더구나 지금 행하고 있는 백두대간 종주라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닐터, 거기에 어린 아들을 데리고 꾸역꾸역 산엘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부터 그 이야길 약간은 장황하게 떠벌이고자 하는 바이다.

어릴적, 유아~초등학교 5년까지 서울 신촌에서 살았다. 정확하게는 서강대 뒷산, 노고산동이다. 지명대로 노고산자락 바로 아랫마을이다. 우리 꼬마녀석들은 시간만 나면 산으로 놀러갔다. 봄에는 할머니따라 쑥도 캐러 다녔고 아카시아 꽃은 정말 맛있는 영양간식이었다. 산은 우리에게 자연의 놀이터였고 우리는 산 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삶의 방식들을 조금씩 배워나갔다. 5학년 말에 우리 집이 정릉으로 이사를 하였다. 새로운 놀이터를 찾아야 했다. 그곳은 바로 북한산자락의 청수장이었다. 맑은 계곡과 산, 그리고 여름에는 자연수를 이용한 수영장까지. 이렇게 나의 유년시절에는 산이 바로 놀이공간이었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 나가는 교육장소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 강남구 청담동으로 이사를 했다. 생전 처음 아파트에서 살아보게 된 것이다. 모든게 달라졌다. 미아리에 있는 학교까지 버스를 두번 갈아타고서 1시간이 넘는 통학전쟁에 시달려야 했다. 시간이 부족하여 학교근처나 집근처에서만 놀아야 했다. 당연히 산에도 못가보고.... 그러던 어느날, 혼자 배낭을 꾸렸다. 관악산엘 올라갔다. 산엔 거의 아무도 없었다. 낑낑대고 올라가 점심밥을 해 먹었다. 준비 해 간 고량주도 한 병 마셨다. 무지 좋았다. 산 속의 맑은 공기와 새소리, 바람소리, 계곡 물소리..... 그간 내가 왜 이런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았는지 너무나 아쉬웠다. 이후부터 주말이나 방학때는 산을 자주 찼았다. 때로는 친구들과 때로는 혼자 산을 올랐다.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졌고 땀흘린 후의 상쾌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끼게 했다. 이 당시가 복잡한 80년이었다. 누나가 보던 사회과학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고민하는 내용이 풍부해지던 시절이었다. 혼자서 산엘 오르다보면 힘들기도 하지만 혼자라는 외로움이 더 크게 앞을 막아서곤 했다. 이것을 이겨내야 정상을 밟을 수 있었고 그 힘은 바로 사색(思索)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등으로 시작되는 철학적 사유활동이 나에게는 산과 함께 시작된 것이다.

대학시절에 지리산 종주를 하숙집 룸메이트들과 함께 했다. 그 이후 지금도 매년 지리산을 찾게 된다. 넉넉하게 품어주는 지리산은 내게 어머니와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그 지리산에서 두어번, 죽음이란 공포를 느끼게 하는 사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또 가고 싶은 산이 지리산이다. 이렇게 크고 넓은 산은 우리 인간들에게 여러가지를 베풀어주고 가르쳐준다. 산 속을 하염없이 걷노라면 고통과 기쁨이 함께 교차한다. 고통이란 육체적 피로에서 비롯한 단순성이요, 기쁨이란 마음이 밝아지고 온갖 욕심에서 해방되는 자성의 큰 울림이다. 해마다 연말에는 지리산 또는 비교적 높은 산에 올라가 새해 일출을 맞이하면서 열심히 살아보려는 의지를 가꾸었다. 산은 이렇게 나의 살아있음에 힘을 보태주는 원천이 되어갔다.

아이들을 낳아 기르면서 함께 산엘 다녀본다. 아이들도 잘 다닌다. 때론 투정도 부리지만 그러면서 부자지간에 정도 돈독해진다. 언젠가는 아버님을 모시고 장거리산행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욕심도 가져본다. 또 언젠가는 히말라야 트래킹 코스라도 함 가봐야지 라는 욕심도 있다. 그야말로 욕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지 않던가!  아무튼 지금은 10여년 전부터 꿈꿔왔던 백두대간을 실천하고 있으니 언젠가는 될수도 있겠지.

어린 나의 놀이터였던 산은 나를 키워왔으며 이제는 나의 생활로 들어와 있다. 정말 소중한 시간을 내어 나의 가장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 첫머리에 쓴 말처럼 산이 거기 있어서 가는게 아니다. 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산에 간다. 그리고 내 아들과 손자들이 산에 계속 찾아가도록 하기 위해 산에 간다. 그 산들이 없어지지 않고 후손들에게 면면히 이어져 내려가길 바라면서 말이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쓰고보니 별 뜻이 없군요. 산에 다니는 일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산에 가 보십쇼. 뭔지 모르지만 좋은 느낌이 옵니다.)


안철호 [2008-05-16 13:15:26]
사진 바로 보이도록 조정좀 해주세용~

관리자 [2008-05-20 17:00:19]
드뎌~
기다리던 글이 올라왔네요.^^

지난주, 편도선염으로 고생하느라 출근도 못했었답니다.
그리고, 어제 오늘.
무주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제서야 홈피를 들여다 봤습니다.
기다리던 글....^^

역시, 숲은 마음의 고향.우리들의 고향입니다.^^

- 나우시카 올림

ps: 사진은 영문이나 숫자로 이름을 만들어서 올리시면 바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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